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편견타파 릴레이] 아이 키우기에 대한 편견..

저의 대학신문 선배님이자 '자기'인 heraus님께서 바톤을 넘겨주셨습니다.


릴레이 내용입니다.

[편견타파]릴레이

1. 자신의 직종이나 전공 때문에 주위에서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를 써주세요.
2. 다음주자 3분께 바톤을 넘겨주세요.
3. 마감기한은 7월 31일까지 입니다.


원래 제 전공인 국악에 대해서 할 말도 제법 많지만,
그에 대해서는 이전 주자이신 김명곤 선생님께서 이미 써 주시기도 했고,
heraus님께서 '행복한 전업 엄마'로 소개를 해주셨으니, 이번 포스팅은 '엄마'로서 써 볼까 합니다.


편견1. 애 키우면, 게다가 둘이나 되면 외출 못 하지요? 여행은 꿈도 못 꾸지요?

'안' 하는 사람은 안 하겠지만, '못' 할 건 없습니다.
제가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 여건이어서 이렇게 말하는 것도 있지만요.
대중교통으로도 외출 잘 하시는 씩씩한 엄마들이 세상엔 아주 많답니다.
그리고 집 밖 공원에 산책하는 정도는...충분히 가능하답니다.

바깥에 나와야 엄마의 정신건강에도 좋고,
아이들도 많이 보고 자랄 수 있지요.


편견2. 애기 키우는데 돈 많이 들죠?

입이 더 늘어나는 것이니...안 드는 건 아니지만, 반드시 '많이' 드는 건 아닙니다.
옷이나 장난감 물려받고, 모유 먹이고, 천기저귀 쓰면, 적어도 2돌 까지는 그리 많이 들지 않습니다.
무조건 남들처럼 다 시켜주겠다고 '욕심'만 부리지 않으면, 드는 돈보다 얻는 행복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애가 크면 또 어떨지는...제가 아직 안 겪어봐서 모르겠지만요. ^^;
최소한 세돌까지는 별로 안 들이고 키워도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편견3. 바깥에서 수유하기 힘들지요? 수유실 없어서 힘들지요?

바깥에서 수유하기 힘들어서 외출을 못 한다고 하소연 하는 분들...물론 있습니다.
역으로, 본인은 외출수유 안 하려고 자체 감옥생활(!) 하면서 노력했는데,
밖에서 수유하는 사람들 보면 창피하고 한심하다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도 있지요.
하지만 생각보다 창피하거나 눈에 많이 띄는 일이 아닙니다.
그냥 먹이고 있으면 남들이 그렇게 신경쓰지는 않습니다. 잘못하는 일도 아니고요.

저는 오히려 수유실이 있어서 더 힘들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수유실이 아닌 곳에서 수유하면 이상하다는 편견을 심어줄까봐서요.
(하지만 물론 수유실은 필요한 공간임은 분명합니다. 기저귀를 갈거나 기타등등 아이를 돌보려면 깨끗한 수유실이 매우 고맙지요.)


편견4. 동생 태어나면 첫째가 시샘하고 미워하지요?

저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애초에 기대도 안 했었지요.
그런데, 아시다시피...임신했을 때부터 차근차근 설명 많이 해주니까 26개월짜리도 잘 받아주더라구요.
오히려 동생이 예쁘다고 난리입니다. 그게 걱정이라면 걱정이죠. (정말요..-_-)
사실 저희 조카 삼형제도, 동생 태어났다고 시샘하고 미워한 건 눈곱만치도 없었습니다. (크고 나서 티격태격하는 건 별개의 문제지만...;;)


이 외에도 많지만...시간상의 문제로 인하여 줄입니다.
덧글로 보충해 주시는 것 환영입니다~~

제가 쓴 말이 100% 맞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건 읽으시는 분께서 아실 것이라 믿고요.
하지만 적어도 이런 편견들 역시 100% 맞는 게 아니라는 뜻에서 쓴 것이랍니다.

제가 바톤을 받은 경로입니다.

1. 라라윈님 : 독서릴레이 + 새 릴레이 시작, 편견타파 릴레이

2. 해피아름드리님 : 편견을 버리세요~~편견타파 릴레이...

3. 검도쉐프님 : [편견타파 릴레이] 편견을 버리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4. 용짱님 : [편견타파 릴레이] 용짱은 된장남?

5. 생각하는 사람님 : [편견타파 릴레이]생각이 없는 생각하는사람?

6. White Rain님 : [편견타파 릴레이]남자가 팩하면 별난 사람?

7. 코로돼지님 : [편견타파 릴레이] 고양이 키우면 유산해?

8. 영웅전쟁님 : [편견타파 릴레이] 왼손잡이의 편견에서 벗어나자

9. 아이미슈님 : [편견타파 릴레이] 보이는게 다가 아니다. 여자라고 어리다고 냅다 반말부터?

10. leebok님 :  [편견타파릴레이]수학을 잘해야 과학자가 될수 있나요?

11. 미국얄개님 : 편견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주인공은 바로 자기자신

12. 예스비™님 : 편견타파 릴레이_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하다면서?

13. 김명곤님 : [편견타파 릴레이] 우리가 기생이냐?

14. heraus님 : 편견타파 릴레이 - 한의대생이라구요? 이 꽃 이름이 뭐에요?



제가 바톤을 넘길 세 분은...별채에서 할게요. ^^;


Linea..

by 아트걸 | 2009/07/03 16:59 | 횡설 | 트랙백 | 덧글(0)

과연 내 상대는 누구였을까....?

모르는 번호가 떴다.
고상하고 우아한 40대 아줌마의 목소리.

"안녕하세요. 저는 결혼정보회사 ***의 ***인데요. 제가 중매 좀 서고 싶어서 전화 드렸어요~"

아주 옛날에 한 번 받아보고는 처음인 전화다. (하도 옛날이라 그 때는 어떻게 받았는지 기억도 안 남...;;)

아.....순간 내 머릿속에는 해서는 안 되는 고민이 살짝 스쳤다. (쓰고 나서 보니...안 될 건 없잖아..-_-;)

'어머나 재밌어라!! 내일모레 서른인 나한테(전화 온 이후 생일 지나서 이미 서른 됐음.;;) 중매가 올 정도면 상대 남자 나이는 몇일까? 뭐 하는 양반일까? 너무너무 궁금해에~~~그냥 아닌 척 하고 생각 있다고 해볼까?'

.....하지만 사람은 거짓말하고 살면 안 되는 법. -_-

"그런데 어떡하죠? 제가 이미 아이가 둘이에요..."

"어머...그러시군요~ 행복하세요~"

매너 좋게 인사하고 끊으려는 아줌마를 제지하고...."그런데 제 연락처는 어떻게 아셨는지 궁금하네요..."라고 물어봤다.
뭐...예상한 대로였다. 졸업생 명부지...;;;
이미 내 동기들 3분의 2 이상은 다 결혼했는데....다들 전화 받았겠군...으하하.....

솔직히 남편 핸폰이랑 집 전화번호 바꾸기 전에는.....남편한테 온 이런 연락 제법 받았었다.

"제가 **씨 와이픈데요~~"
라고 대꾸하면...
"어머~ 실례했어요~ 행복하세요~"라고 끊는 게 그쪽 공식인가보다. 흐흐...

아아...사실 그 때도 살짝 고민했었다.
여동생이나 누나인 척 하고.....상대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프로필을 물어볼까..하는 고민...^^;
궁금한 건 궁금한 거니까...-.-
근데 뭐....이거야 남편 후배들이 선을 보기 때문에 대강 대리만족;;으로 궁금증을 해소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83년생 아가씨와 잘 되가고 있다는 그 후배분....잘 되시길...쿨럭....


음....아마도 나한테 전화온 중매 상대는....
나이는 최소 서른일곱은 됐을 듯 하다. 그러니까 나한테까지 전화가 왔겠지..;;;
그래도 결혼하려는 거 보니 돈은 좀 있겠지? 아마도 본인이나 집안이나 없진 않을 듯 하다.
근데 아쉬울 거 없으실 분이 왜 선을 보는 걸까.....
어떻게 생겼는지는 영원히 모르겠지.....아..궁금하다..

.......라는 대화를....이미 남편과 며칠 전에 나누었다는 후문...흐흐...
이런 얘기를 낄낄대며 나눌 수 있는 남편이랑 결혼해서 행복하다.

난 이미 애 둘 딸린 아줌마라오.
아줌마라서 행복해요~ 쿨럭...


 Linea..

by 아트걸 | 2009/07/03 15:16 | 횡설 | 트랙백 | 덧글(7)

나도 대학교 1학년 때는 그랬을테지...

신문사 전화번호로 추정되는 번호가 핸드폰에 떴다.
아아...박옹은 이번에도 이 숙제를 냈구나...

* '이 숙제'란?
박옹(=박*준 전 대학신문 인터넷부장이자 부편집장)이 대학신문 신입 수습기자들을 교육하는 강사를 맡을 때 내는 숙제.
본인에 대해 각자 알아서 취재를 해오라고 하고, 그 결과물로 평가를 하는 것으로 암. (교육 현장에는 내가 직접 가본 적이 없어서 잘 모름.)


그러다보니 같은 과 출신인 나한테 전화가 많이 오는 편인데,
본인은 같은 과인 것을 넘어서서, 박옹과는 얽히고 설킨 복잡하고도 오래된 사이(남편도 다 보는 블로그에 이렇게 쓸 정도니 오해는 없으셨으면 좋겠;;)이므로,
사실상 본인을 취재원으로 삼는다면 그 수습기자는 완전 봉잡은 것이다.
그런데 한 번도 그 봉을 제대로 활용한 수습기자를 본 적이 없다. 어허허...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와서...전화를 받으니...
"***씨죠? 저는 대학신문 수습기자 ***인데요. 혹시 박**씨를 아시나요?"

......아아...나도 이제 수습기자보다 11살이 많은 나이다.
정말 모를 사이인 남남도 아닌데....11살이 어린 후배한테 '~씨'로 불리는 건 살짝 거시기한 일이다.

(약간 다른 이야기인데...내가 또 적을 두었던 동아리인 음악감상실이나 여민락에서는, 총회 등의 일로 선배들한테 연락을 할 때 반드시 "*** 선배님이시죠?"라고 전화를 한다. 신문사가 선후배관계가 돈독한 '동아리'가 아니어서 그런 건가? 하지만 감상실이나 여민락도 그리 다르진 않은데....솔직히 신문사 후배들이 더 예의를 안 지킨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재학 중에도 종종 있었다.)

예전에 같은 전화가 왔을 땐 자상하게 잘 가르쳐 줬지만...나도 이제 비싸게;; 굴기로 했다.
일단 선배를 ~씨로 부르는 건 누가 가르쳐 줬냐고 약간 까칠하게 질문을 했고.
그런 호칭은 잘못된 거라고 친절하게(진짜라고..-_-) 가르쳐줬고..
나에 대해서는 뭐 아는 것이 없냐고 물어봤다. 물론 아는 게 없었다.;; 다짜고짜 전화를 한 거다.

"기자라면 취재원에 대해서도 알고 질문을 하셔야지요. 준비를 좀 더 하시고 전화를 주시면 좋겠어요."

5분 있다가 전화가 왔다. 검색엔진에 내 이름을 돌려본 모양이더라...;;
노력은 가상해서;; 질문을 받아주었다.
그런데..애걔?
나한테서 10을 얻어갈 수 있다고 봤을 때....1.5 정도 물어보고...그나마 얻어간 건 1 정도...(일부러 대답을 공짜로 해주진 않고 살살 아껴가며 했음..)
진짜 수박의 겉도 안 핥고서는...."네...이정도면 됐습니다~"라고 땡....
사전 취재 준비가 이리도 소홀할 수가...;;;

그래그래...수습기자니까...1학년 새내기인데 뭐...
나도 대학교 1학년 때는 그랬을텐데 뭐....
그저 귀엽게 볼 뿐이지요.

생각해 보면...내가 2학년 때 대학신문사를 들어간 건....참 다행인 일이다.
그 때도 부족한 점은 많았을 테지만...그래도 1학년 때보다는 나았다고 본다.
10년 전을 회상하니.....그 당시의 내가....
....솔직히 별로 안 부럽다. 우하하...

그 때는 너무 힘들었어.
신문사 일도 너무너무 빡빡했고....학점도 챙겨야 했고....연주회도 했어야 했고....돈 버느라 과외도 대여섯탕 뛰어야 했고......게다가 놀기까지 해야 했으니......집에 12시 이전에 귀가한 적이 한 번도 없어.....하다못해 연애도 별로 시원치도 않았어....

다시 과거로 가고 싶다면...대학시절보다는....2002년....월드컵 때. 노통이 당선됐던 대선 때다.
사실은 그 때 남편 처음 만나서 신나게 놀기도 했고...흐흐...

근데 역시 좋은 건 과거도 미래도 아니고...현재다.
지금은 남편도 있고 민서도 있고 윤서도 있으니까~~~
대학 1학년 때 안 부러운 게다~~~

10년 후에 나는 또 비슷한 포스팅을 쓰게 될 것인가?
나도 서른살 때는 그랬을테지....라고....^^


Linea..


- 쓰고 나니 대학시절에 대한 후회가 가득한 것처럼 보이는데...;;
그런 건 아니다. 흐흐...나는 최선을 다 해서 살았을 뿐이다.
너무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지나고 나니 오히려 아쉬운 것이다. 그때 좀 놀걸...하고...

그래서 애들은 오히려 최선을 다하지 않고 놀면서 키우고 있다..;;;
그런데 이 또한 나의 최선이다....아아....복잡해~~~

by 아트걸 | 2009/07/03 14:52 | 횡설 | 트랙백 | 덧글(11)

두 아이 육아 - 큰 아이가 어린이집 간 사이..

원래 별채에서 시리즈로 쓰기 시작한 글인데, 본채에서 먼저 쓰고 싶어졌다.
앞으로도 반말체로 쓰고 싶을 때 본채에서 먼저 쓸 듯...^^; (본채와 별채의 구분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ㅜㅜ)

1탄: http://blog.naver.com/momentor/150050418539
2탄: http://blog.naver.com/momentor/150049284467


둘째가 백일이 넘어서 점점 더 노는 맛이 난다. 그래서 블로깅도 예전보다 더 못하고 있다.
눈 마주치며 아으~~하고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를 내는 애기에게 어찌 충성을 안 바칠 수 있을까.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정말 상상 이상으로 심하게 닭살스럽게 아이에게 말을 건다. 그 모습은 남편밖에 모른다.
(그런데 남편이 나처럼 닭살로 아이를 대하는 것 또한 나밖에 모른다. ^^ 이 또한 누구나 그렇겠지만...)
옛말에 어른들 앞에서 아이 너무 예뻐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아무리 가족이라도 부모님 계신 곳에서는 그리 티를 내지 않는다. 하물며 제3자 앞에서는 더더욱 조심한다.

남들 앞에서는 고상한 척, 교양있는 척 할 수 있는 지각은 가졌지만,
집에서 나 혼자 아이들을 볼 때면 아무 눈치 보지 않고 '망가진다'.
왜 그러냐 하면, 그래야 아기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기들이 좋아하면, 나도 좋고, 온가족이 행복하다. 단순한 이유다.

오늘도 온 집안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둘째를 물고빨고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놀다가 아기가 잠든 김에 글을 쓴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나는 처음에 논문 때문에 첫째를 어린이집에 맡기게 되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반신반의했지만, 믿는 곳에 길이 있다는 진리를 배웠다. 아이는 어린이집을 너무나도 좋아했고, 1년 넘도록 다니는 동안 단 한 번도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다.
논문을 쓰면서 임신을 하고, 자연스럽게 첫째는 이 동네에 사는 동안은 계속 어린이집에 다니는 것으로 생활의 규칙이 생겼다.

처음엔 나도 어린이집 보내는 이유를 단순하게 생각했다.
- 논문을 써야 하니까. (이건 논문을 탈고함과 동시에 소멸된 이유..)
- 아이가 어린이집을 너무나도 좋아하니까, 우리가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니까.
- 둘째까지 키우려면 내가 힘드니까. (그러니까 엄마 이기주의 위주의 생각이라면 할 말 없고.)

그런데 둘째가 백일 넘은 요즈음, 어린이집에 가는 또 하나의 이유를 깨달았다.

- 첫째 눈치 안 보고 둘째를 물고빨고 할 수 있으니까.

위에 어른들 눈치도 본다고 썼지만, 솔직히 가장 눈치를 많이 봐야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큰 딸이다.
가뜩이나 어릴 때 동생 봐서 스트레스 받을만도 한데, 한 번도 그런 티를 내지 않고 항상 밝게 동생을 예뻐하는 큰 딸인데...
자기가 먹었던 젖을 대신 차지하고 하루종일 엄마 품에 있는 둘째를 미워하지도 않는 큰 딸인데...
차마 큰 딸 앞에서, 둘째를 물고빨고 예쁘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말을 걸 수는 없다.
그건 큰 딸에 대한 예의의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큰 딸은 분명 자기가 어렸을 때 엄마에게서 그러한 사랑을 받았었다.
그러니까 둘째도, 똑같은 어린 생명으로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 또한 있다.

그러니, 첫째가 어린이집을 잘 다녀주는 것은, 본인에게도 좋은 일이요, 둘째에게도 좋은 일인 것이다.

나는 첫째가 하원한 이후에는 둘째를 심하게 물고빨지는 않는다. 눈치를 본다면 보는 셈이다.
그리고 둘째를 등에 업고(백일 지나고 목 가누기 만세!!)서 첫째를 물고빨고 해준다.
그렇게 물고빨고 하면서, 어린이집 잘 다니는 게 참 다행이다...라고 거듭 생각한다.

어린이집 보내는 전업주부 엄마들한테, 흔히 꽂히는 화살의 내용은...
"엄마가 편하려고 보내는 거야!"이다...

그래. 엄마가 편하려고 보내는 건 지극히 인정한다.
하지만, 둘째도 누려야 마땅하다. 둘째도 엄마 품에 있는 시간이 편해야 한다.
그리고 첫째도 시샘할 시간이 조금이라도 줄어드는 것이 그 자신에게 편한 일이다.

모르겠다. 나만 이렇게 아기를 물고 빨고 호들갑을 하며 키우는지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나에게는, 남들이 볼 때 희한한 호들갑으로 보일 그 순간이 매우 소중하다.

그렇게, 큰 아이가 어린이집 간 사이에....
조금 늦게 나온 죄로 방치될 때가 많은 둘째는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도, 아니, 아예 자라서 아가씨가 된다고 해도...
가끔은...물고빨진 못하더라도, 그에 준하는 엄청난 애정을 표현해줄 수 있는....
다른 자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엄마를 독차지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꼭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Linea..

by 아트걸 | 2009/07/02 16:53 | 가족 | 트랙백 | 덧글(17)

놀이터 이야기

날씨가 따뜻해지고 나서는, 밤에도 놀이터에서 많이 논다.
잠이 없는 30개월 아기 민서를 데리고 놀아주기엔, 놀이터가 최고다.
넘치는 에너지 때문에 발을 쿵쿵 굴러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솔직히 아파트 주거문화는 아이나 엄마한테 너무 큰 재앙이라 생각...)

***
별똥별에 버금가는 도시생활(인천생활)의 낭만을 느꼈다.

밤에 놀이터에서 놀다가 갑자기 민서가 하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엄마! 비행기가 날아가요!!"라고 소리쳤다.
나는 속으로 '설마 웬 비행기..'라고 생각을 했지만, 웬만한 일에는 아이에게 맞장구부터 쳐주고 보는 습관으로 "응 그래~~"하고 대답했다. (어른의 못된 습관이랄까...-_-)

"저기 비행기가 날아가요~!!!"

어랏!! 민서 말대로 정말로 비행기가 날아가고 있었다.
고층아파트 단지의 시야 가림에도 불구하고, 불을 번쩍대며 날아가는 비행기가 보였다.
민서는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표정이었고, 나도 덩달아 즐거웠다.

하늘에 별은 하나도 안 보였지만, 반짝이는 무언가는 분명히 있었다. ^^

더 재밌었던 건, 그런 일이 있고 3분 후에, 또 다른 비행기가 등장한 것이다.
그 때는 내가 먼저 흥분해서 방방 뛰었다.
"민서야! 저기 비행기가 날아간다!!"
민서도 기뻐하며 손가락을 가리키며 연거푸 "비행기예요!!"를 외쳤다.

때는 밤 10시 반....사람이 거의 없이 어두운 적막한 놀이터....
그래도, 충분히 낭만적이고, 함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삭막한 고층아파트 한복판에서 보낸 유년시절에...
비행기의 불빛을 보고 엄마와 딸이 함께 웃음을 머금으며 즐거워했던 추억으로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
어느 아이나(심지어 초등학교 고학년까지도-_-) 다 그렇듯이 민서도 미끄럼틀을 거꾸로 올라가려고 하는 습관이 있다.
나는 항상 잔소리를 한다. "민서야. 거꾸로 올라가면 다칠 수가 있어요. 민서 다치는 거 엄마는 싫어요."
그런데 애가 순순히 말을 듣나..-_- 사실 나도 거의 포기할 때가 대부분이고, 잔소리 수위도 그냥 '좋게 말하는' 수준이다.
정말 위험할 땐 행동으로 직접 안아올려서 막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말로만 하고 방치...

그런데 며칠 전에 정말로 위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남자아이의 발에 귀가 채여서 제법 다쳤다.
귓바퀴가 파랗게 멍이 들고 부풀어 오를 정도였다. 민서가 앙앙 울 정도면 제법 아픈 게 맞다.
남자아이의 엄마가 어쩔 줄 몰라 하며 아들을 혼내고 있었다.
"친구가 아래 있으면 내려오는 게 아니지!!"

그런데 오히려 내가 미안했다. 잘못한 건 우리 딸이잖아. -_-

"민서야. 그것봐...미끄럼틀 거꾸로 올라가면 이렇게 다칠 수 있다고 엄마가 말했었잖아. 많이 아프지?"
"네...앙앙...."
"그래...다음부터는 미끄럼틀에 거꾸로 올라가면 될까 안 될까?"
"안 돼요..엉엉...."

딸이 다쳤을 때 아픈 걸 어루만져 줄 생각은 안 하고, 그것마저도 잔소리의 기회로 삼은 게 미안하긴 하다.
하지만 상대방 아이의 엄마가 먼저 저런 모습을 보여주니까, 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그 아이 엄마랑 얼굴을 마주치고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서로 민망한 상황이었다.

나중에도 계속 이야기는 했다. "민서 아까 귀 아팠지? 지금도 많이 아파?"
"아니 안 아파~" (엄청 부풀고 퍼런 데도 이렇게 말하다니...;;;)

얼굴 같은 데를 크게 다친 게 아니어서, 차라리 다행이다. 이런 일이 있어야지 엄마말을 조금이라도 듣지. -_-
그 이후부터는 미끄럼틀 거꾸로 올라가는 습관이 조금 고쳐지긴 했다. (완전히는 아님...-_-)

그래도 거꾸로 올라가면서-_- "계단으로 올라가는 거예요?"라고 실실 웃으며 말하는 것만 해도 장족의 발전이다.


***
민서가 그네를 타기 시작했다.
우리동네 그네는 인기 있는 시간엔 줄을 서서 타야 한다.
가끔가다 초등학교 1학년 정도 되는 아이들이, 뒤에 아이들이 너댓명 줄을 섰음에도 불구하고 죽어도 양보 안 하고 5분이 넘도록 타는 걸 볼 때면...
"언니들~ 동생들이 기다리니까 이제 양보해야지~"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말을 무시하고 "우리가 먼저 왔어요~!!"라고 하며 계속 둘이서 번갈아가면서 독점하고 있는 걸 볼 때면....
그 아이들 부모들이 가정교육을 어떻게 시켰는지...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자기 아이들이 나가서 사랑받길 원한다면, 가정교육을 잘 시켜야 한다.
내가 아이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저런 아이들은 별로 사랑해 주고 싶지 않다.
솔직히 나도 평범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그런 아이들은 밉상으로 보인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나도 많이 깨달은 바. 민서 차례가 와서 그네를 타면,
1분 이내로 태우고 "이제 뒤에서 동생이 기다리니까 민서는 양보할 시간이다~"라고 얘기한다.
아직까지는 민서도 기꺼이 "응~ 그만 탈래요~"라고 얘기해 준다.

난, 솔직히 말해서, 내 딸들이 밖에서 다른 어른들한테 사랑받았으면 좋겠거든. 난 속물이거든.
그러니까 작은 부분에서도 가정교육을 잘 시킬테다. 쿨럭...


***
요즘은 밤에 놀이터 오는 가족들이 많다.
남편이 야근할 때, 나도 아이 둘을 데리고 놀이터에 많이 나간다. 위에도 썼지만 그게 더 편해서.

자기랑 비슷한 또래의 아이와 마음이 맞아서 "우리 같이 시소 타러 가자~"라고 신나서 달려가는 민서를 제치고...
6살쯤 되는 커다란 아이가 새치기를 하고 시소에 앉았다.
민서가 낙심한 얼굴이었고, 나는 그 아이한테 약간의 잔소리를 했다. "동생이 먼저 탈 차례인데 언니가 이렇게 가로채면 동생이 슬프잖아."

위에도 말했지만, 그런 아이의 인상은 밉상이다. -_- 심술궂다고 얼굴에 씌여있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 아이가 내리더니, 반대편에 앉은(즉, 민서랑 같이 놀자고 달려왔던) 아이한테 가서 그 아이의 머리를 우악스럽고 세게 밀쳤다.
난 정말 깜짝 놀랐다.
"어머! 너 동생한테 그러면 안 되지!! 이 아이 엄마 누구세요? 제 딸은 아니지만 다른 여자애 머리를 심하게 밀치네요!!!"

저 멀리서 공을 주고받던 부부 중 여자분이 대꾸했다. 말투도 시덥잖은 일이라는 듯 하다..."괜찮아요~"

허걱....난 정말 충격이었다. 저렇게 세게 폭력을 쓰는데도 괜찮다니....역시 부모 따라 아이가 행동하는 거구나....
...라고 생각하며 그 아이한테서 민서를 멀리 떨어뜨려 놓으려고 움직이던 중이었다.
그런데 알고보니....머리를 밀친 아이와 밀쳐진 아이가 자매였던 것이다. -.-
그러니까 그 아이 엄마가 태연하게 "괜찮아요~"라고 하는 것도 이해는 갔다.

하지만....나도 이제 입장 바꿔 생각할 자격이 된다고 스스로 판단컨대....
만약에 6살이 된 민서가 윤서 머리를 저렇게 밀면...난 가만 안 둘 것 같다.
지금 실수로 건드려도 단호하게 혼내는 판국인데, 6살에 그런다면....눈물 쏙 빠지게 혼나 마땅하다.;;;
(나는 '좋게좋게 말하는' 대화로 훈육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은 구분할 생각이다. 특히 폭력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훈육이야 각자 가치관의 문제이고, 내가 지극히 일부의 한가지 사례만 봤을 뿐이기에, 그 부부에 대해서 왈가왈부 평가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제3자인 내가 그 부부의 6살쯤 된 큰 딸의 무자비한 폭력을 '그럴 수도 있지..'라는 시선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은 솔직하게 밝힌다.

나 역시, 나의 지극히 일부분만 보게 되는 남들한테 각종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오해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인정한다.
(난 민서가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다가 징징거리고, 좋은 대화도 세 번 연거푸 안 통할 때면, 애가 울던 말던 뒤도 안 돌아보고 내 갈길을 간다. -_- 남들이 보고 저 엄마 이상하다고 뭐라고 했을 장면들을 많이 연출했지.)

하지만 적어도, 내 딸들이 남들한테 '쟤는 가정교육을 잘 못 받았나보다'라는 오해(이건 진실이건)를 받게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기 위해선 쉬지 않는 열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놀이터에서, 아이도 자라지만, 나도 자란다.


Linea..

by 아트걸 | 2009/06/30 18:00 | 가족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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