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4일
내비게이션을 체험하고, '자녀 존중'에 대해 생각함.
0.
원래 이 주제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몇 달 전부터 했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 경험도 해보지 않았기에, 상상으로만 생각했을 뿐이니 선입견이 많았다.
최근에 핸드폰을 바꾸면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가 생겼다.
내비가 알려주는 대로 가보기도 했고, 내가 자주 다녀서 확실히 아는 길은 내 고집대로 가봤다.
결론적으로, 나의 '선입견'이 많이 틀리지 않았다고 결론짓게 됐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른 단락에 마저 쓰겠다.
남편 말로는 진짜 내비게이션보다는 아무래도 못하지 않겠냐고 한다. (정말 그런지 관련업계 분들의 고견 부탁..^^;)
허나 대기업 것인데다가, 나름 실시간 교통정보도 결합해서 길을 알려주는 서비스라니 믿을 뿐이다..
1.
본인은 운전경력 햇수 7년에다 최소 8만킬로는 넘었다.
(결혼하고서는 남편하고 같이 한 대를 몰아서 정확한 수치를 재는 것이 불가능한데..^^; 결혼 전에 4만 직전까지 채웠고, 현재 우리 차가 10만이 넘었으니...최소 8만은 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남편이 아무래도 나보다 많이 운전하지만, 사실 요즘 같은 경우는 남편이 차 두고 가면 내가 장거리를 더 많이 뛴다. 충청도 살 때도 서울 왔다갔다는 내가 더 많이 했다.)
애초에 처음 면허 딴 이유 자체가 과외 보따리 장사를 편하게 하기 위함이었으니, 중고차 사자 마자 분당에서 파주로, 신림동, 홍은동 산속 골목길 등의 초행길(결국 과외를 뛰면 난생 처음 가는 집들이 생기기 마련) 코스를 오직 지도 한 권에만 의존해서 다녔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길 헤메는 삽질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잘 찾아다닌 편이다.
하물며 몇 년 묵은 지금은 초행이 전혀 겁나지 않음은 물론이요, 난생 처음 가는 길이라도 쫄지 않고 감각에 의존해서 헤메지 않는 정도도 가능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코스는 통영 국제음악제에 가려고 사천공항에서 렌트를 하고 통영까지 국도를 달려갔던 경험이다.
중간에 컴퓨터 쓸 수 있는 선배한테 전화해서 SOS도 치긴 했지만, 그럭저럭 표지판을 보고 잘 찾아갔었다.
하지만 그 때 처음으로 내비가 있으면 어떨까(많이 비싸던 시절) 생각하긴 했었다.
지방 국도는 표지판이 있어도 요지경일 때가 있다. 길 잘못 들어가면 유턴도 안 되니 진짜 낭패이고. ^^;
최근에 헤이리에 계신 이웃분 찾아가면서 삽질한 걸 생각하면, 그럴 땐 내비가 진짜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긴 한다. ㅜㅜ
(그날 집에 돌아가는 시간은 절반만 걸렸다는...-_- 그 단순하고 쉬운 길을 가면서 삽질을 했다니...흑흑...)
2.
내비가 저렴해지고 나서, 주위에 내비 유저가 늘어갔다.
이제는 아예 내비 없으면 간첩인 수준이다. 핸드폰 바꾸기 전까지는 내비가 아직도 없냐는 질문 상당히 많이 받았다.
그런데 사실 시내는 지도 리딩 만으로도 충분히 다닐만 하다. 초행일 경우에는 포탈 지도 서비스에서 미리 경로를 파악하고, 내 나름대로 잘 뚫리는 길을 골라서(이런 건 길 헤멘;; 경력이 좀 있어야 가능함) 다닌다.
위에 언급한 사례처럼 가끔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그런 해프닝은 거의 일 년에 한 두번 정도다. 대부분은 헤메더라도 5분 이내다.
그리고, 그렇게 길 좀 헤메보면서, 나의 운전실력이 더 쌓이는 것을 느낀다.
그런 시행착오도 다 피가 되고 살이 된다. 경험은 가장 소중한 스승이니까.
3.
설명이 구구절절 길었는데, 이후 내용을 위해서 꼭 필요한 얘기였다.
내비가 싫다는 것도 아니고, 좋다는 것도 아닌 나의 상황을, 미리 설명해야...
나를 모르는, 처음 보는 분들이 이 글을 오독할 염려가 줄어들 것 같아서이다.
나의 내비게이션에 대한 선입견은 별 게 아니었다.
'사람이 스스로 찾고 지도로 파악하는 게 기계보다 낫다'
'실제로 내비 때문에 이상한 길에 들어서 더 오래 걸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하는 내비일지라도, 그 길에 경험이 있는 사람의 판단력을 따라갈 순 없다.'
'진입로 같은 곳을 설명해주는 타이밍이 잘 안 맞으면, 길이 막히거나 역으로 너무 뚫릴 때 초보운전자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
'내비 화면에 집중하느라 안전운전에 더 방해가 된다'
.....기타등등....더 많지만 생략한다. (내비 없는 사람의 '여우의 신포도'라 이해해 주시길...^^;)
자. 맨 위의 설명대로, 나는 최근에 내비를 사용해봤다.
그리고, 나의 선입견 대부분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하게 됐다.
물론, 초행에서 아주 탁월한 도움을 받기도 했던 건 분명한 사실이니까, 완전히 내비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래도 몇 가지 사례를 열거하자면...
내가 뻔히 너무나도 잘 아는 우리집 귀가길 같은 경우에,
15분은 더 걸리는 신호 왕창 걸리는 코스를 안내한 적도 있다. (당연히 그 길로 안 갔다. ^^;)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다고 여기저기 꼬불거리는 좁은 길을 안내한 것 같아서, 일단 따라가 보긴 했는데,
나의 예감대로 역시나, 예상보다 훨씬 많이 걸렸다.
내비는 편도 1차선에 꼬리를 물고 무단주차하는 차량을 예측하지 못한다.
(하지만 운전 좀 해본 사람은 그 길에 들어서자마자 안다. -_-)
큰 길이 막히는 것 같아도, 큰 길이 괜히 큰 길이 아니다.
(그래서 경인고속도로가 그렇게 막히는 것임. -_-; 본인도 이길 저길 다 가봤는데 결국은 경인이 진리...;;;;)
목적지를 검색하고 갔는데, 알고 보니 이름만 유사한 전혀 다른 곳(그래도 같은 구라 많이 먼 건 아니었지만...-_-)이어서 좌절한 케이스는, 바로 어제 그래봤다. 크흑.
방향 자체를 잘못 알려주는데야 장사 없다. ㅜㅜ
사실 지리를 그럭저럭 아는 입장에서 '이게 아닌데...이건 이상한데..'싶어도, 초행이니 믿고 갔건만...
믿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_-
그냥 지도 검색하고 갈걸...후회 정말 많이 했다. 30분이 아까웠다. ㅜㅜ (러시아워라서 신호 많이 받음)
4.
그럼에도, 내비가 참 훌륭한 발명품이라는 것은 당연히 인정할 수밖에 없다.
위에도 적었지만, 7년 운전하는 동안 내비만 있었어도 삽질을 안 했을 경험들이 꽤 있는지라,
내가 어느 정도 예습을 하고 내비를 사용하면 아주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 내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건 좋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내비 사용은 단순히 길을 쉽게 찾기만 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길을 안 헤매면서 사고를 줄이는 안전운전 효과를 기대하는 것인데,
되려 네비의 지시나 화면에 신경쓰다가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다.
또한 길에서 특히 잘 뚫리는 차선, 신호 안 받는 길, 진입로의 요상한 상황에 대처하는 요령은,
내비가 절대 가르쳐주지 않는다. 오직 경험만이 말해줄 뿐이다.
5.
내비를 쓰고 편한 점도 많았지만, 그만큼 아쉬운 점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나(=인간)에 대한 존중'이 없었던 것이다.
맹목적으로 따라가면 편하긴 한데,
불만이 생기기도 하고, 시키는 대로 하기 싫을 때도 있고(내가 더 잘 아니까)..
'역시 기계는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 불가능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계한테 이런 거 바라면 안 되는 게 당연하지,..^^;)
자. 뜬금없는 잡설이 너무 길었다.
진정한 본론은 아래부터, 짧게 하련다. (이미 위에 '비유'해서 다 얘기했다. ^^;)
6.
'부모력'을 다룬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한 자녀가 한 말이 장안에 잠시;; 화제가 되었다.
"어머니는 저에게 내비게이션 같은 존재이시죠."
이 학생의 말은 단순 비유일 뿐이고,
어머니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니까, 내비보다 당연히 더 훌륭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지엽적으로 이 말을 문제삼고 싶지는 않다.
다만, 부모가 내비게이션처럼 항상 자녀의 안내자 역할을 해야 좋다는 뜻으로 해석되지 않길 바란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해주는 길이 절대 진리도 아니요.
스스로의 경험과 길공부가 부족하면, 내비를 따라가는 것도 어려울 수 있으며,
심지어는 내비가 아예 틀린 길을 안내해줄 수도 있고,
내비가 오히려 더 힘들고 오래 걸리는 길로 인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부모 입장에서 이런 점을 꼭 유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좀 돌아가도, 결국 그 길이 더 빠를 수 있다는 걸, 자녀 본인이 더 잘 알 수도 있다.
내비 입장의 부모가, '이 길은 경로를 벗어났어!'라고 고집하는 건, 분명 위험하다.
7.
부모는 기계가 아니다.
그러니까 '존중'할 수 있다.
최신 내비는(내가 써봤던 이통사 것 포함) 경로를 이탈했을 때 '재검색'을 실행하는 '존중'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 대상이 기계이긴 했지만, 존중의 모습이 정말 고마웠다.
최근에 '내비'와 '부모역할'의 연결고리에 대해서 장시간 고민해 오다가, 이웃분의 블로그에서 이 글을 보고 열쇠를 찾았다.
http://blog.naver.com/pink1969/100093541004
(링크 허락하셔서 올린다. ^^ 이 글도 결국은 친지분의 말씀을 글로 옮긴 것이고, 본인이 이 내용에 100% 다 동감하고 말고의 문제와 이 포스팅의 주제는 좀 다르다. 그러니 부디 지엽적인 부분에 대해 비생산적인 딴지를 걸지 말아주시길, 링크 퍼온 사람으로서 부탁드린다.)
여러 좋은 얘기들이 있지만, 아이를 예뻐하기보다는 존중하라는 말씀이 가장 강하게 남는다.
사실 본인은 아이를 많이 예뻐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온전히 그 말을 따르긴 쉽지 않겠지만..(솔직히 못 따르겠...^^;)
예뻐하는 것보다 존중이 우선이라는 기준은 이 글 덕분에 분명히 세우게 되었다.
8.
사실 나 역시 모든 부모들이 그렇듯이 아이들에게 좋은 안내자가 되고 싶은 입장이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되긴 다소 싫었고,
그렇다고 나침반은 너무 무책임하고(흐흐..^^)..
지도는 시행착오가 다소 많은데, 그걸 끈기있게 지켜볼 수 있을지 스스로 의문이기도 하고....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단 두 글자로 고민이 풀린 느낌이다.
'존중'
뜻으로 봐도, 글씨로 봐도, 발음으로 봐도 참 좋은 단어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아이가 먹고 싶어하는 대로, 얼마든지 젖을 먹도록, 존중하며 내 품에 안아주었던, 그 때로.
(참고로 둥실이는 아직 진행중임. ^^;)
Linea..
- 그래도 딸들아. 잠은 좀 일찍 자주면 안 될까? -_-;;;;;
웬만하면 끝까지 존중해 주겠는데 1시는 좀 심하잖소...ㅜㅜ
원래 이 주제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몇 달 전부터 했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 경험도 해보지 않았기에, 상상으로만 생각했을 뿐이니 선입견이 많았다.
최근에 핸드폰을 바꾸면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가 생겼다.
내비가 알려주는 대로 가보기도 했고, 내가 자주 다녀서 확실히 아는 길은 내 고집대로 가봤다.
결론적으로, 나의 '선입견'이 많이 틀리지 않았다고 결론짓게 됐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른 단락에 마저 쓰겠다.
남편 말로는 진짜 내비게이션보다는 아무래도 못하지 않겠냐고 한다. (정말 그런지 관련업계 분들의 고견 부탁..^^;)
허나 대기업 것인데다가, 나름 실시간 교통정보도 결합해서 길을 알려주는 서비스라니 믿을 뿐이다..
1.
본인은 운전경력 햇수 7년에다 최소 8만킬로는 넘었다.
(결혼하고서는 남편하고 같이 한 대를 몰아서 정확한 수치를 재는 것이 불가능한데..^^; 결혼 전에 4만 직전까지 채웠고, 현재 우리 차가 10만이 넘었으니...최소 8만은 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남편이 아무래도 나보다 많이 운전하지만, 사실 요즘 같은 경우는 남편이 차 두고 가면 내가 장거리를 더 많이 뛴다. 충청도 살 때도 서울 왔다갔다는 내가 더 많이 했다.)
애초에 처음 면허 딴 이유 자체가 과외 보따리 장사를 편하게 하기 위함이었으니, 중고차 사자 마자 분당에서 파주로, 신림동, 홍은동 산속 골목길 등의 초행길(결국 과외를 뛰면 난생 처음 가는 집들이 생기기 마련) 코스를 오직 지도 한 권에만 의존해서 다녔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길 헤메는 삽질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잘 찾아다닌 편이다.
하물며 몇 년 묵은 지금은 초행이 전혀 겁나지 않음은 물론이요, 난생 처음 가는 길이라도 쫄지 않고 감각에 의존해서 헤메지 않는 정도도 가능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코스는 통영 국제음악제에 가려고 사천공항에서 렌트를 하고 통영까지 국도를 달려갔던 경험이다.
중간에 컴퓨터 쓸 수 있는 선배한테 전화해서 SOS도 치긴 했지만, 그럭저럭 표지판을 보고 잘 찾아갔었다.
하지만 그 때 처음으로 내비가 있으면 어떨까(많이 비싸던 시절) 생각하긴 했었다.
지방 국도는 표지판이 있어도 요지경일 때가 있다. 길 잘못 들어가면 유턴도 안 되니 진짜 낭패이고. ^^;
최근에 헤이리에 계신 이웃분 찾아가면서 삽질한 걸 생각하면, 그럴 땐 내비가 진짜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긴 한다. ㅜㅜ
(그날 집에 돌아가는 시간은 절반만 걸렸다는...-_- 그 단순하고 쉬운 길을 가면서 삽질을 했다니...흑흑...)
2.
내비가 저렴해지고 나서, 주위에 내비 유저가 늘어갔다.
이제는 아예 내비 없으면 간첩인 수준이다. 핸드폰 바꾸기 전까지는 내비가 아직도 없냐는 질문 상당히 많이 받았다.
그런데 사실 시내는 지도 리딩 만으로도 충분히 다닐만 하다. 초행일 경우에는 포탈 지도 서비스에서 미리 경로를 파악하고, 내 나름대로 잘 뚫리는 길을 골라서(이런 건 길 헤멘;; 경력이 좀 있어야 가능함) 다닌다.
위에 언급한 사례처럼 가끔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그런 해프닝은 거의 일 년에 한 두번 정도다. 대부분은 헤메더라도 5분 이내다.
그리고, 그렇게 길 좀 헤메보면서, 나의 운전실력이 더 쌓이는 것을 느낀다.
그런 시행착오도 다 피가 되고 살이 된다. 경험은 가장 소중한 스승이니까.
3.
설명이 구구절절 길었는데, 이후 내용을 위해서 꼭 필요한 얘기였다.
내비가 싫다는 것도 아니고, 좋다는 것도 아닌 나의 상황을, 미리 설명해야...
나를 모르는, 처음 보는 분들이 이 글을 오독할 염려가 줄어들 것 같아서이다.
나의 내비게이션에 대한 선입견은 별 게 아니었다.
'사람이 스스로 찾고 지도로 파악하는 게 기계보다 낫다'
'실제로 내비 때문에 이상한 길에 들어서 더 오래 걸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하는 내비일지라도, 그 길에 경험이 있는 사람의 판단력을 따라갈 순 없다.'
'진입로 같은 곳을 설명해주는 타이밍이 잘 안 맞으면, 길이 막히거나 역으로 너무 뚫릴 때 초보운전자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
'내비 화면에 집중하느라 안전운전에 더 방해가 된다'
.....기타등등....더 많지만 생략한다. (내비 없는 사람의 '여우의 신포도'라 이해해 주시길...^^;)
자. 맨 위의 설명대로, 나는 최근에 내비를 사용해봤다.
그리고, 나의 선입견 대부분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하게 됐다.
물론, 초행에서 아주 탁월한 도움을 받기도 했던 건 분명한 사실이니까, 완전히 내비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래도 몇 가지 사례를 열거하자면...
내가 뻔히 너무나도 잘 아는 우리집 귀가길 같은 경우에,
15분은 더 걸리는 신호 왕창 걸리는 코스를 안내한 적도 있다. (당연히 그 길로 안 갔다. ^^;)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다고 여기저기 꼬불거리는 좁은 길을 안내한 것 같아서, 일단 따라가 보긴 했는데,
나의 예감대로 역시나, 예상보다 훨씬 많이 걸렸다.
내비는 편도 1차선에 꼬리를 물고 무단주차하는 차량을 예측하지 못한다.
(하지만 운전 좀 해본 사람은 그 길에 들어서자마자 안다. -_-)
큰 길이 막히는 것 같아도, 큰 길이 괜히 큰 길이 아니다.
(그래서 경인고속도로가 그렇게 막히는 것임. -_-; 본인도 이길 저길 다 가봤는데 결국은 경인이 진리...;;;;)
목적지를 검색하고 갔는데, 알고 보니 이름만 유사한 전혀 다른 곳(그래도 같은 구라 많이 먼 건 아니었지만...-_-)이어서 좌절한 케이스는, 바로 어제 그래봤다. 크흑.
방향 자체를 잘못 알려주는데야 장사 없다. ㅜㅜ
사실 지리를 그럭저럭 아는 입장에서 '이게 아닌데...이건 이상한데..'싶어도, 초행이니 믿고 갔건만...
믿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_-
그냥 지도 검색하고 갈걸...후회 정말 많이 했다. 30분이 아까웠다. ㅜㅜ (러시아워라서 신호 많이 받음)
4.
그럼에도, 내비가 참 훌륭한 발명품이라는 것은 당연히 인정할 수밖에 없다.
위에도 적었지만, 7년 운전하는 동안 내비만 있었어도 삽질을 안 했을 경험들이 꽤 있는지라,
내가 어느 정도 예습을 하고 내비를 사용하면 아주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 내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건 좋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내비 사용은 단순히 길을 쉽게 찾기만 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길을 안 헤매면서 사고를 줄이는 안전운전 효과를 기대하는 것인데,
되려 네비의 지시나 화면에 신경쓰다가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다.
또한 길에서 특히 잘 뚫리는 차선, 신호 안 받는 길, 진입로의 요상한 상황에 대처하는 요령은,
내비가 절대 가르쳐주지 않는다. 오직 경험만이 말해줄 뿐이다.
5.
내비를 쓰고 편한 점도 많았지만, 그만큼 아쉬운 점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나(=인간)에 대한 존중'이 없었던 것이다.
맹목적으로 따라가면 편하긴 한데,
불만이 생기기도 하고, 시키는 대로 하기 싫을 때도 있고(내가 더 잘 아니까)..
'역시 기계는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 불가능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계한테 이런 거 바라면 안 되는 게 당연하지,..^^;)
자. 뜬금없는 잡설이 너무 길었다.
진정한 본론은 아래부터, 짧게 하련다. (이미 위에 '비유'해서 다 얘기했다. ^^;)
6.
'부모력'을 다룬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한 자녀가 한 말이 장안에 잠시;; 화제가 되었다.
"어머니는 저에게 내비게이션 같은 존재이시죠."
이 학생의 말은 단순 비유일 뿐이고,
어머니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니까, 내비보다 당연히 더 훌륭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지엽적으로 이 말을 문제삼고 싶지는 않다.
다만, 부모가 내비게이션처럼 항상 자녀의 안내자 역할을 해야 좋다는 뜻으로 해석되지 않길 바란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해주는 길이 절대 진리도 아니요.
스스로의 경험과 길공부가 부족하면, 내비를 따라가는 것도 어려울 수 있으며,
심지어는 내비가 아예 틀린 길을 안내해줄 수도 있고,
내비가 오히려 더 힘들고 오래 걸리는 길로 인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부모 입장에서 이런 점을 꼭 유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좀 돌아가도, 결국 그 길이 더 빠를 수 있다는 걸, 자녀 본인이 더 잘 알 수도 있다.
내비 입장의 부모가, '이 길은 경로를 벗어났어!'라고 고집하는 건, 분명 위험하다.
7.
부모는 기계가 아니다.
그러니까 '존중'할 수 있다.
최신 내비는(내가 써봤던 이통사 것 포함) 경로를 이탈했을 때 '재검색'을 실행하는 '존중'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 대상이 기계이긴 했지만, 존중의 모습이 정말 고마웠다.
최근에 '내비'와 '부모역할'의 연결고리에 대해서 장시간 고민해 오다가, 이웃분의 블로그에서 이 글을 보고 열쇠를 찾았다.
http://blog.naver.com/pink1969/100093541004
(링크 허락하셔서 올린다. ^^ 이 글도 결국은 친지분의 말씀을 글로 옮긴 것이고, 본인이 이 내용에 100% 다 동감하고 말고의 문제와 이 포스팅의 주제는 좀 다르다. 그러니 부디 지엽적인 부분에 대해 비생산적인 딴지를 걸지 말아주시길, 링크 퍼온 사람으로서 부탁드린다.)
여러 좋은 얘기들이 있지만, 아이를 예뻐하기보다는 존중하라는 말씀이 가장 강하게 남는다.
사실 본인은 아이를 많이 예뻐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온전히 그 말을 따르긴 쉽지 않겠지만..(솔직히 못 따르겠...^^;)
예뻐하는 것보다 존중이 우선이라는 기준은 이 글 덕분에 분명히 세우게 되었다.
8.
사실 나 역시 모든 부모들이 그렇듯이 아이들에게 좋은 안내자가 되고 싶은 입장이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되긴 다소 싫었고,
그렇다고 나침반은 너무 무책임하고(흐흐..^^)..
지도는 시행착오가 다소 많은데, 그걸 끈기있게 지켜볼 수 있을지 스스로 의문이기도 하고....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단 두 글자로 고민이 풀린 느낌이다.
'존중'
뜻으로 봐도, 글씨로 봐도, 발음으로 봐도 참 좋은 단어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아이가 먹고 싶어하는 대로, 얼마든지 젖을 먹도록, 존중하며 내 품에 안아주었던, 그 때로.
(참고로 둥실이는 아직 진행중임. ^^;)
Linea..
- 그래도 딸들아. 잠은 좀 일찍 자주면 안 될까? -_-;;;;;
웬만하면 끝까지 존중해 주겠는데 1시는 좀 심하잖소...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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