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두 아이 육아 - 큰 아이가 어린이집 간 사이..

원래 별채에서 시리즈로 쓰기 시작한 글인데, 본채에서 먼저 쓰고 싶어졌다.
앞으로도 반말체로 쓰고 싶을 때 본채에서 먼저 쓸 듯...^^; (본채와 별채의 구분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ㅜㅜ)

1탄: http://blog.naver.com/momentor/150050418539
2탄: http://blog.naver.com/momentor/150049284467


둘째가 백일이 넘어서 점점 더 노는 맛이 난다. 그래서 블로깅도 예전보다 더 못하고 있다.
눈 마주치며 아으~~하고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를 내는 애기에게 어찌 충성을 안 바칠 수 있을까.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정말 상상 이상으로 심하게 닭살스럽게 아이에게 말을 건다. 그 모습은 남편밖에 모른다.
(그런데 남편이 나처럼 닭살로 아이를 대하는 것 또한 나밖에 모른다. ^^ 이 또한 누구나 그렇겠지만...)
옛말에 어른들 앞에서 아이 너무 예뻐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아무리 가족이라도 부모님 계신 곳에서는 그리 티를 내지 않는다. 하물며 제3자 앞에서는 더더욱 조심한다.

남들 앞에서는 고상한 척, 교양있는 척 할 수 있는 지각은 가졌지만,
집에서 나 혼자 아이들을 볼 때면 아무 눈치 보지 않고 '망가진다'.
왜 그러냐 하면, 그래야 아기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기들이 좋아하면, 나도 좋고, 온가족이 행복하다. 단순한 이유다.

오늘도 온 집안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둘째를 물고빨고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놀다가 아기가 잠든 김에 글을 쓴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나는 처음에 논문 때문에 첫째를 어린이집에 맡기게 되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반신반의했지만, 믿는 곳에 길이 있다는 진리를 배웠다. 아이는 어린이집을 너무나도 좋아했고, 1년 넘도록 다니는 동안 단 한 번도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다.
논문을 쓰면서 임신을 하고, 자연스럽게 첫째는 이 동네에 사는 동안은 계속 어린이집에 다니는 것으로 생활의 규칙이 생겼다.

처음엔 나도 어린이집 보내는 이유를 단순하게 생각했다.
- 논문을 써야 하니까. (이건 논문을 탈고함과 동시에 소멸된 이유..)
- 아이가 어린이집을 너무나도 좋아하니까, 우리가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니까.
- 둘째까지 키우려면 내가 힘드니까. (그러니까 엄마 이기주의 위주의 생각이라면 할 말 없고.)

그런데 둘째가 백일 넘은 요즈음, 어린이집에 가는 또 하나의 이유를 깨달았다.

- 첫째 눈치 안 보고 둘째를 물고빨고 할 수 있으니까.

위에 어른들 눈치도 본다고 썼지만, 솔직히 가장 눈치를 많이 봐야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큰 딸이다.
가뜩이나 어릴 때 동생 봐서 스트레스 받을만도 한데, 한 번도 그런 티를 내지 않고 항상 밝게 동생을 예뻐하는 큰 딸인데...
자기가 먹었던 젖을 대신 차지하고 하루종일 엄마 품에 있는 둘째를 미워하지도 않는 큰 딸인데...
차마 큰 딸 앞에서, 둘째를 물고빨고 예쁘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말을 걸 수는 없다.
그건 큰 딸에 대한 예의의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큰 딸은 분명 자기가 어렸을 때 엄마에게서 그러한 사랑을 받았었다.
그러니까 둘째도, 똑같은 어린 생명으로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 또한 있다.

그러니, 첫째가 어린이집을 잘 다녀주는 것은, 본인에게도 좋은 일이요, 둘째에게도 좋은 일인 것이다.

나는 첫째가 하원한 이후에는 둘째를 심하게 물고빨지는 않는다. 눈치를 본다면 보는 셈이다.
그리고 둘째를 등에 업고(백일 지나고 목 가누기 만세!!)서 첫째를 물고빨고 해준다.
그렇게 물고빨고 하면서, 어린이집 잘 다니는 게 참 다행이다...라고 거듭 생각한다.

어린이집 보내는 전업주부 엄마들한테, 흔히 꽂히는 화살의 내용은...
"엄마가 편하려고 보내는 거야!"이다...

그래. 엄마가 편하려고 보내는 건 지극히 인정한다.
하지만, 둘째도 누려야 마땅하다. 둘째도 엄마 품에 있는 시간이 편해야 한다.
그리고 첫째도 시샘할 시간이 조금이라도 줄어드는 것이 그 자신에게 편한 일이다.

모르겠다. 나만 이렇게 아기를 물고 빨고 호들갑을 하며 키우는지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나에게는, 남들이 볼 때 희한한 호들갑으로 보일 그 순간이 매우 소중하다.

그렇게, 큰 아이가 어린이집 간 사이에....
조금 늦게 나온 죄로 방치될 때가 많은 둘째는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도, 아니, 아예 자라서 아가씨가 된다고 해도...
가끔은...물고빨진 못하더라도, 그에 준하는 엄청난 애정을 표현해줄 수 있는....
다른 자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엄마를 독차지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꼭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Linea..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아트걸 | 2009/07/02 16:53 | 가족 | 트랙백 | 덧글(18)

트랙백 주소 : http://artsong.egloos.com/tb/499946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올리엄마 at 2009/07/02 22:39
핫. 저도 나름 터푸!한데 아기한테만은 닭살행각을 해서 가족들(특히 부모님과 동생)이 깜짝 놀라셨어요. 쟤가 왜 저러나,하는 표정으로 벙... -.-;;; 근데 사랑이 샘솟는 걸 어떻해요! 흐흐.

기관에 보내면 좋은 이유를 하나 더 알아서 기뻐요. 둘째'도' 마음껏 예뻐하기. 올리뽕도 18개월 지나니까 확실히 daycare에 가서 뛰어노는 걸 좋아하더라구요. 집에선 하기 힘든 다양한 놀이도 하고, 가족 이외의 인간관계에도 눈을 뜨고요. 아이만 적응을 잘 한다면, 기관, 강춥니다. ^_^(문제는 좋은 기관 찾기가... ㅠ.ㅠ)
Commented by 아트걸 at 2009/07/03 11:32
올리뽕도 워낙 붙임성이 좋다보니 잘 지내는 것 같아요. ^^
닭살행각이여 영원하라~~
Commented by heraus at 2009/07/02 22:59
화이팅.

그나저나, 내 블로그 와서 바톤 받아가셈~
Commented by 아트걸 at 2009/07/03 11:33
헉...저한테도 넘어온 것이군요. 닉네임 둘 다 넘겨주셨으니 두 곳 다 올려야겠군요. 호호..^^
Commented by 이정아 at 2009/07/03 01:09
다들 내 아이한테는 물고 빨고 호들갑 떨겠지..^^
나도 낮동안엔 지안이하고 그러고 놀다가 희상이 집에오면 눈치봐.
희상이가 다른것에 열중하고 있으면 소리는 못내고 표정하고 입모양으로 지안이랑 놀아주고..
그래도 서운한 감정 느껴해서...눈치 완전 봐!!ㅠ.ㅠ
Commented by 아트걸 at 2009/07/03 11:33
눈치 안 볼 수가 없더라..ㅜㅜ 희상이는 많이 커서 더 눈치가 보일 듯...
Commented by 깜씨 at 2009/07/03 07:50
핵심같은데? 바로 첫째 눈치 안보고 둘째를 대할수 있다는거...바로 차별이나 서운함을 서로 느낄 부분을 방지할수 있는거니까..뭐 첫째가 가는것을 싫어하면 하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합당한 이유네..
Commented by 아트걸 at 2009/07/03 11:34
맞아요. 확실히 서운함은 줄어요.
Commented by enchante at 2009/07/03 08:40
맞아요. 둘째에게도 온전히 엄마를 차지할 시간이 필요해요..
저도 둘째 낳을때쯤 되서 2개월, 낳고나서 3개월 큰애를 어린이집 보냈었는데
경제적인 문제로 눈물을 머금고 어린이집을 끊었어요.
두 녀석을 다 끼고 있는게 죽을만큼 힘들다거나, 뭐 그런건 아니지만
작은 아이만 안아주고 놀아주려면 어김없이 달려드는 큰아이 때문에 작은아이랑 눈 마추는 시간이 너무 적은 거 같아서 좀 속상하기는 해요.
Commented by 아트걸 at 2009/07/03 11:39
저도 주말에 남편이 어디 가거나 밤에 늦게 올때, 두 녀석 다 끼고 있는 게 그렇게 힘든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확실히 작은아이한테 덜 해주는 제 모습을 보노라면 미안해 지더라구요..^^;
Commented by 딸딸이엄마 ㅎ at 2009/07/03 14:16
저도 5월에 어린이집 첨 보냈는데 고리가 워낙에 어린이집을 좋아해서 하루만에 바로 적응하는 적응력을 보였다는 ㅋㅋ...;; 첫애를 어린이집 보내고나면 확실히 눈치안보고 둘째를 예뻐하는데 어린이집에서 오는 두시반이후엔 둘째는 거진 찬밥신세가 됨 ㅜ.ㅜ
울 두딸들 둘다 똑같이 이쁜데 (둘다 똑같이 이쁘다함 거짓말이지만 솔직히 둘째가 더 이쁨 ㅋㅋ)
큰딸 눈치보믄서 둘째 이뻐하는게 은근 더 힘들다는 ㅡ.ㅡ
틈틈이 엄마아빠는 고리를 더 사랑해요 너므 너므 사랑해요 라고 말을 하믄 응 하고 산뜻하게 대답은 해주던데 속으론 어쩔지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딸딸이엄마 ㅎ at 2009/07/03 14:18
아 여기서 둘째가 더 이쁘다한건 어떤뜻인지는 아시죠 ㅎㅎ
신생아 특유의 이유에서 이쁜것이에요 특별히 둘째만 이뻐한다고 오해안하셨음해서 [혼자만의생각일지만서도]
Commented by 아트걸 at 2009/07/03 14:53
어머 제가 왜 모르겠어요~~ 신생아의 뽀스를 어찌 감히 누가 대적하리오!!!
저는 눈치 안 보고 이뻐하는 시간을 늘이려고 꼭 낮잠 재우고 4시 이후에 하원시키잖아요..^^;
Commented by 날랄 at 2009/07/03 16:46
아니, 엄마는 편하면 안되는건가요? -_-;;
엄마가 편해야 아이도 편하고 가정이 평화로운 거 아닌감;;;
모성에 대해 지나치게 신성시하고 말도안되게 희생을 강요하는 분위기는 좀 문제있다고 봐요.;;

사랑 담뿍 받고 크는 두 자매가 문득 부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
그리고 엄마가 의식적으로 사랑의 분배에도 신경쓰고 노력하시는 것도 ...
배워야지. (적자 적어)
Commented by 아트걸 at 2009/07/04 00:13
모성이 신성시 될수록...엄마 스스로가 그 신성시함에 중독될수록...되려 힘들어지는 경우가 실제로 발생해요..ㅜㅜ
저는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건 아닌데....^^; 그냥 흘러가는 대로 하고 있어요..
Commented by Frye at 2009/07/04 02:12
너의 글을 보며 둘째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긴 한데.... 언제가 될런지 ㅋㅋ
Commented by Frye at 2009/07/04 02:14
근데 진짜 낳게 되면 도움이 많이 될 거 같아서.. ^^ 열심히 보련다 일단.
Commented by 아트걸 at 2009/07/04 23:01
호호..둘째는 이런 글 안 보셔도 거저 키웁니다.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