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3일
엄마를 도발하고 싶은 아이의 심리. - 09년 가을 소풍
어제 민서는 고구마 농장에 소풍을 다녀왔다.
4시가 되기 전에 고꾸라져서, 6시에 눈을 떴다. (깨우지 않고 스스로...)
그런데, 눈 뜨기 직전부터, '깬'잠투정 이상의 짜증을 마구 부리는 것이다.
결국 엉엉...으아아아아.....소리를 1시간 20분 동안 쉬지 않고 내며 울었다. -_-
나는 민서가 자는 동안 반가운 손님이 오셔서 신나게 얘기하고 놀았다. 오전에도 이웃과 커피 마시며 재밌게 지냈었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거의 제로에 수렴해 있었기 때문에(이래서 좋은 만남은 중요한 것. ^^)
민서가 아무리 짜증 투정을 부려도 다 받아줄 수 있었다.
그런데 정말...이러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_-
업어줘도 울고, 안아줘도 울고,
물줄까? 밥줄까? 과자줄까? 사탕줄까? 구미줄까? 각종 먹을 것 카드를 다 내놔도 운다.
'왜' 우냐고 묻는 것도 당연히 해봤다.
참고로 '왜'냐고 이유를 묻는 것이 반드시 좋은 건 아니다.
이유를 먼저 묻기보다는 공감해 주는 게 더 '빠른' 해결을 도와준다. 어른한테도 사실 마찬가지 아니던가...
내 컨디션이 상당히 괜찮았기 때문에 정말 공감부터 해줬다. 그 이후 방치(서로 떨어져서 냉각기를 가지기) 카드도 꺼냈고, 먹을 것 카드, 그 이후 이유 카드를 꺼냈다. 그런데 이유도 안 말한다.
그런 상태로 엉엉거리길 1시간 여...
솔직히 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아파~~~아파~~~하고 운다. "어디가 아파?"
한참 있다 대답한다. "다리 아파~~엉엉~~"
그래서 다리를 주물러줬다. 그래도 계속 엉엉 운다.
그리고 느낌상...다리가 그리 아파 보이지도 않았다. -_-; (근데 나중에 올리는 사진에 실상이 드러난다. ^^;)
내가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평소에 날 화나게 하는 행태와는 확실히 달랐기 때문이다.
정말 아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일단 열은 전혀 없다. 그럼 걱정은 뚝.
다리도 아닌 것 같고...배인가...화장실 가보자고 하는데 그것도 아니란다. -_-
어쨌든...한시간 정도 엉엉 울더니...해결점이 보인다.
"키이...즈..까페....가오(고) 시퍼...흑흑...엉엉....."
완전 흐느끼며.....이렇게 말하고서.....또 고성방가로 엉엉 울었다. -_-;;;;;;;;;;;;;;;;;;;;
그 시점에서 나는 감 잡았다. 아픈 건 확실히 아니군. 후훗...-_-
자애로운-_- 어머니다운 미소를 한껏 머금고..(근데 이거 제3자가 보면 속이 메슥거리는 광경인 것 인정..;;)
"응..그래 민서야. 키즈카페 가자가자...갈 수 있어~ 그런데 민서가 이렇게 울면 못 가. 알지? 울음 뚝~ 그치면 가자~"
그런데....더 크게 운다.
가고 싶다 그래서 가자 그랬다. 그 이상의 공감이 어디 있나. 그런데 아이는 더 크게 운다.
나는 계속 웃으면서(이게 다 놀았기 때문에 가능..;;;) 이렇게 말했다.
"민서야. 엄마도 민서랑 키즈카페 가고 싶어. 그만 울면 갈거야~~ ^_^"
그 직후 더...더....더....크게 울었다.
그 시점에서 약간의 삘(!)이 왔다.
얘가 혹시...나를 일부러 화나게 하고 싶어서 운 게 아닐까...
날 도발(!)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엄마로서 불순한 생각이라고? 할 말은 없다만, 난 분명히 육감적으로 느꼈다.
그래서, 오히려(!) 더더욱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었다. 전혀 목소리를 높히지 않았다.
(참고로 잠잘 때 투정부렸다가 내가 버럭하는 데시벨을, 민서 아빠는 아주 잘 알고 있음..;;)
울어봤자 네가 지치지 내가 지치냐....이러고 나도 버텼다. "울음 그치면 키즈카페 가자아~~~"
결국 그치라고 있는 것이 울음. 민서한테 이렇게 말 하면 미안하지만, 기싸움(!)의 승자는 나였다.
하지만 최종 승자야 당연히 민서. 8시 넘어서 키즈카페를 갔으니까. ^^;
밥도 잘 먹고, 놀이감으로도 잘 놀고, 트램펄린도 뛰고, 자동차도 타고.....
그 사이에 나는 시사인을 읽고....
제법 괜찮은 밤이었다.
10시에 키즈카페 문 닫을 때까지 놀다가 나왔다.
그리고 그네도 탔다. 타고 싶다길래 태웠다. 집에는 11시에 귀가.
남편이 회식이었지만, 성공적인 날이었다. 민서가 난생 처음으로 그렇게 세게 운 것 빼고는.
샤워 시키고 옷 입히면서...(그 와중에 찡찡대는 둥실이는 민서가 토닥임...) 나즈막히 대화를 나눴다.
"민서야. 민서가 그렇게 울면 엄마 너무 슬퍼. 아까 섭섭하고 속상했어.."
"이제 안 울거야~~~~"
"민서 아까 왜 그렇게 많이 울었어?"
"응....엄마가 화 안내서..."
........!!!!!!!!!!!!!!!!!!!!!
엄마가 화 안내서.....
엄마가 화 안내서..........
엄마가 화 안내서..............
아....역시 나의 육감에 박수를.....-_-;;;;;;;;;;;;;;;;;
정말로 똑똑히 얘기했다는...ㅜㅜ
재차 물었는데 끄덕끄덕 인정했다는.....
결론적으로, 소풍 다녀와서 약간 많이 걸었던 민서는..(사진 올라감..흐흐..)
집에 와서 늦은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괜히 무언가 억울해서 핑계잡고 투정을 부리고 싶었고....
엄마를 도발해서 엄마가 뭔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희열-_-을 느끼고 싶었는데....
컨디션 좋은 엄마는 꿈쩍도 안 하고....
.....그것이 더 약올라서 더 울었던 것이다. -_-;
거참...아이의 심리를 내가 이렇게 잘 읽은 것도 처음인데....
심리를 읽으니 재밌긴 하지만....
이게 좋은 건지 아닌 건지 좀 헷갈린다. -_-
내가 자제력을 잃고 버럭했으면 아마 한시간 20분 동안 울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럼 결국 서로 덜 힘들지 않았을까...-_-
솔직히....컨디션이 좋았으니까 잘 넘기긴 했지....에너지는 분명 많이 소실되었다.
아...몰라몰라....경험하고 경험할수록, 알면 알수록 오묘한 육아의 세계.............-_-;;;;;;;;;;
어쨌든 민서는, 정말 좋은 경험을 하고 왔다.
그 대가라고 치면 기꺼이 받겠다. ^^
앞쪽은 소풍 사진은 아닌데..;; 밀려서 지난 사진 올린다. ^^;
인형극 보러 간 날.
기념사진. 이날은 안 울고 잘 봤단다. ^^;
포도농장에 포도주 담그러 간 날.
포도 먹는 장면~~~
아직 코가 다 안 나았을 때. 저 표정이랑 꽃의 부조화라니..;;;
오전 자유놀이 시간이란다.
식사시간~~
혼자서 제법 먹는군!!!!
지금부터 어제 소풍 사진~
.......이랬으니까 다리아프다고 울만은 하다. 그건 인정...^^;
평상에서 어딜 그리 빼꼼히 보시나?
이래서 양말이 흙투성이였군..^^
어머어머...은근히 좀 부끄럽게 나왔다. ^^;
아이들의 집중.
고구마 획득!!!
표정이 왜 그래..;;;;
이렇게 쭈그리고 있었으니 다리가 더 아팠겠지...
그랬다는.....그랬다는......
아주아주 기억에 남을만한 소풍날.....^^
Linea..
4시가 되기 전에 고꾸라져서, 6시에 눈을 떴다. (깨우지 않고 스스로...)
그런데, 눈 뜨기 직전부터, '깬'잠투정 이상의 짜증을 마구 부리는 것이다.
결국 엉엉...으아아아아.....소리를 1시간 20분 동안 쉬지 않고 내며 울었다. -_-
나는 민서가 자는 동안 반가운 손님이 오셔서 신나게 얘기하고 놀았다. 오전에도 이웃과 커피 마시며 재밌게 지냈었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거의 제로에 수렴해 있었기 때문에(이래서 좋은 만남은 중요한 것. ^^)
민서가 아무리 짜증 투정을 부려도 다 받아줄 수 있었다.
그런데 정말...이러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_-
업어줘도 울고, 안아줘도 울고,
물줄까? 밥줄까? 과자줄까? 사탕줄까? 구미줄까? 각종 먹을 것 카드를 다 내놔도 운다.
'왜' 우냐고 묻는 것도 당연히 해봤다.
참고로 '왜'냐고 이유를 묻는 것이 반드시 좋은 건 아니다.
이유를 먼저 묻기보다는 공감해 주는 게 더 '빠른' 해결을 도와준다. 어른한테도 사실 마찬가지 아니던가...
내 컨디션이 상당히 괜찮았기 때문에 정말 공감부터 해줬다. 그 이후 방치(서로 떨어져서 냉각기를 가지기) 카드도 꺼냈고, 먹을 것 카드, 그 이후 이유 카드를 꺼냈다. 그런데 이유도 안 말한다.
그런 상태로 엉엉거리길 1시간 여...
솔직히 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아파~~~아파~~~하고 운다. "어디가 아파?"
한참 있다 대답한다. "다리 아파~~엉엉~~"
그래서 다리를 주물러줬다. 그래도 계속 엉엉 운다.
그리고 느낌상...다리가 그리 아파 보이지도 않았다. -_-; (근데 나중에 올리는 사진에 실상이 드러난다. ^^;)
내가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평소에 날 화나게 하는 행태와는 확실히 달랐기 때문이다.
정말 아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일단 열은 전혀 없다. 그럼 걱정은 뚝.
다리도 아닌 것 같고...배인가...화장실 가보자고 하는데 그것도 아니란다. -_-
어쨌든...한시간 정도 엉엉 울더니...해결점이 보인다.
"키이...즈..까페....가오(고) 시퍼...흑흑...엉엉....."
완전 흐느끼며.....이렇게 말하고서.....또 고성방가로 엉엉 울었다. -_-;;;;;;;;;;;;;;;;;;;;
그 시점에서 나는 감 잡았다. 아픈 건 확실히 아니군. 후훗...-_-
자애로운-_- 어머니다운 미소를 한껏 머금고..(근데 이거 제3자가 보면 속이 메슥거리는 광경인 것 인정..;;)
"응..그래 민서야. 키즈카페 가자가자...갈 수 있어~ 그런데 민서가 이렇게 울면 못 가. 알지? 울음 뚝~ 그치면 가자~"
그런데....더 크게 운다.
가고 싶다 그래서 가자 그랬다. 그 이상의 공감이 어디 있나. 그런데 아이는 더 크게 운다.
나는 계속 웃으면서(이게 다 놀았기 때문에 가능..;;;) 이렇게 말했다.
"민서야. 엄마도 민서랑 키즈카페 가고 싶어. 그만 울면 갈거야~~ ^_^"
그 직후 더...더....더....크게 울었다.
그 시점에서 약간의 삘(!)이 왔다.
얘가 혹시...나를 일부러 화나게 하고 싶어서 운 게 아닐까...
날 도발(!)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엄마로서 불순한 생각이라고? 할 말은 없다만, 난 분명히 육감적으로 느꼈다.
그래서, 오히려(!) 더더욱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었다. 전혀 목소리를 높히지 않았다.
(참고로 잠잘 때 투정부렸다가 내가 버럭하는 데시벨을, 민서 아빠는 아주 잘 알고 있음..;;)
울어봤자 네가 지치지 내가 지치냐....이러고 나도 버텼다. "울음 그치면 키즈카페 가자아~~~"
결국 그치라고 있는 것이 울음. 민서한테 이렇게 말 하면 미안하지만, 기싸움(!)의 승자는 나였다.
하지만 최종 승자야 당연히 민서. 8시 넘어서 키즈카페를 갔으니까. ^^;
밥도 잘 먹고, 놀이감으로도 잘 놀고, 트램펄린도 뛰고, 자동차도 타고.....
그 사이에 나는 시사인을 읽고....
제법 괜찮은 밤이었다.
10시에 키즈카페 문 닫을 때까지 놀다가 나왔다.
그리고 그네도 탔다. 타고 싶다길래 태웠다. 집에는 11시에 귀가.
남편이 회식이었지만, 성공적인 날이었다. 민서가 난생 처음으로 그렇게 세게 운 것 빼고는.
샤워 시키고 옷 입히면서...(그 와중에 찡찡대는 둥실이는 민서가 토닥임...) 나즈막히 대화를 나눴다.
"민서야. 민서가 그렇게 울면 엄마 너무 슬퍼. 아까 섭섭하고 속상했어.."
"이제 안 울거야~~~~"
"민서 아까 왜 그렇게 많이 울었어?"
"응....엄마가 화 안내서..."
........!!!!!!!!!!!!!!!!!!!!!
엄마가 화 안내서.....
엄마가 화 안내서..........
엄마가 화 안내서..............
아....역시 나의 육감에 박수를.....-_-;;;;;;;;;;;;;;;;;
정말로 똑똑히 얘기했다는...ㅜㅜ
재차 물었는데 끄덕끄덕 인정했다는.....
결론적으로, 소풍 다녀와서 약간 많이 걸었던 민서는..(사진 올라감..흐흐..)
집에 와서 늦은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괜히 무언가 억울해서 핑계잡고 투정을 부리고 싶었고....
엄마를 도발해서 엄마가 뭔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희열-_-을 느끼고 싶었는데....
컨디션 좋은 엄마는 꿈쩍도 안 하고....
.....그것이 더 약올라서 더 울었던 것이다. -_-;
거참...아이의 심리를 내가 이렇게 잘 읽은 것도 처음인데....
심리를 읽으니 재밌긴 하지만....
이게 좋은 건지 아닌 건지 좀 헷갈린다. -_-
내가 자제력을 잃고 버럭했으면 아마 한시간 20분 동안 울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럼 결국 서로 덜 힘들지 않았을까...-_-
솔직히....컨디션이 좋았으니까 잘 넘기긴 했지....에너지는 분명 많이 소실되었다.
아...몰라몰라....경험하고 경험할수록, 알면 알수록 오묘한 육아의 세계.............-_-;;;;;;;;;;
어쨌든 민서는, 정말 좋은 경험을 하고 왔다.
그 대가라고 치면 기꺼이 받겠다. ^^

인형극 보러 간 날.
















그랬다는.....그랬다는......
아주아주 기억에 남을만한 소풍날.....^^
Linea..
# by | 2009/10/23 16:38 | 가족 | 트랙백 | 덧글(28)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오묘한 어린이 세계 :)
민서가 감정표현이 정확한가봐요.왜 울었는지 명확하게 말하다니. 똘똘이.똘똘이
소개해주신 도담소아과는 저희집이랑 가까워서(간석동) 후딱 다녀왔어요.
여성병원 소아과 갔다 야전병원인줄 알고. 사실 많이 놀랐답니다. 세상에 !
고마워요.
저도 어서 엄마의 내공을 쌓아야 할텐데. 2개월 아가앞에서. 여전히 우왕좌왕입니다.
도담도 사람 많은데 괜찮으셨나요? 그래도 여성병원보단 낫죠..;; 거긴 정말 야전병원..;;;
앞으로 두고두고 추억할 에피소드겠다..
아~ 영악해~~~~~~ㅋㅋㅋㅋㅋ
그러고보니 난 그 영악함에 몇 번 넘어간거 같어.ㅎㅎㅎㅎㅎ
얼마전에 희상이도 고구마 캐왔는데... 쪄먹기엔 크기가 어마어마하고(내 종아리만하다면 믿을라나..ㅎㅎ) 맛도 있어뵈진 않아서 카레에도 넣고 맛탕도 해줬는데..
지가 캐온거라 그런지 완전 뿌듯해하면서 잘 먹어주더라공..^^
요즘 희상이네 유치원에도 신종플루 걸린 아이가 한 명 있어서 휴원하는 바람에..일주일 내내 희상이와 지안이에게 들들 볶이고 있어~ 월요일이 오길 엄청 기다리고 있는데...희상이도 나만큼 기다리고 있는 눈치..^^ 나랑 노는게 재미없데..ㅜ.ㅜ 벌써 이래버리면 안되는뎅..ㅎㅎ
이번주는 괜찮아? ^^;
그런데 정말 그런 상황에서는 조금 헷갈리네요;;; 아이가 원하는[?]대로 화내줘야 하는지 끝까지 참고 인내해줘야 하는지..... 진짜 어려운 것이 바로 육아로군요.. ㅠㅠ
도발이라.. 나도 잘 지켜봐야겠는걸?
민서 정말 똑똑, 아니 영악한 듯;;;;
정말 어려운 것이 육아인 듯 하다..
저희 딸 24개월. 절 슬슬 간보는 것 같은데, 매일 기싸움을 하랴 눈치를 보랴 신경전입니다.
화를 안내면 오기가 생기는 상황도 있다는 걸 입력해놔야겠네요.
그나저나 8시에 키즈카페에 놀이터에, 민서도 민서지만, 두 아기 맘이시면서 아트걸님도 스테미너가 대단하시네요.
그리고 민서가 소풍간날 한 머리 세일러문 머리아닌가요!? 우와, 저거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숱많은 딸을 가진 엄마의 입장에서 부럽습니다. 제 손은 너무 굼떠서 제 머리도 머리띠밖에 못하고 다니거든요.
예쁜 사진과 육아일기 밸리에서 보고 반갑게 읽다 갑니다. 주말도 즐겁고 건강하세요!
제가 스테미너가 좀 있습니다. 흐흐...
머리는...음....어린이집에서 해주셔서 제가 잘은 모르는데..;;; 일부를 남겨놓고 한쪽만 땋아서 돌돌 말아 올려주시는 것 같습니다. ^^
그럼 그 때 막내딸은 엄마가 화낼 것을 기대하고 그렇게 운 것인가?
엄마가 화냈으면 울다 무서워서 안울었을거야.
그런데 엄마가 화안냈으니까 계속 울 수 있었어.
(엄마 화나게 만들려고 계속 운거야! 가 아니라)
이건 아니였을까요?^^a
아이들의 대답은 결정적인 부분만 말하기도 하니까요.
정확하게 물어봤었어요. "엄마가 화를 내야 하는데 안 내서 운거야?" "응"
"엄마가 화 내게 하고 싶었어?" "응!!"
흑흑...이런 거였죠.
그리고 결정적으로...민서가...제가 화를 낸다고 무서워서(-_-) 안 울 애가 아니에요. 으흐흐...
화 내면 더 울죠. -_- 그래서 제가 안 내는 것도 있...;;;
23일 혼자 지효 데리고 잔 날 약간 비슷한 성질의 일이 있었는데..
지효가 장난친다고 약 먹어야 되는 타이밍에 다용도실에 숨어서 안 나오고 시간 끌고,
(사실은 다 보이게 숨지만... '숨기놀이'는 역할놀이에 준하는 지효의 주취미야..)
세수한 다음에 수건질하자고 했더니 안방욕실에 숨어서 안 나오고 시간 끌고,
잠옷(내복) 티셔츠 목구멍으로 목이랑 두 팔 다 빼서 몸통에 띠처럼 둘러입고 낄낄 거리면서
똑바로 입자고 하면 협조할 것 같이 하면서 협조 안 하고...
그렇게 연달아 장난을 쳤거든..
근데 내가 시험 끝나고 바로 올라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애랑 씨름할 에너지가 없었고,
게다가 동생 태어났지, 엄마아빠는 동생낳고 병원에서 안 오지,
그런 애를 심기 건드리지 말고 지 하잔 대로 냅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어.
약먹는 건 그냥 내비두다가 내 쪽에서 다른 장난을 걸다가 내가 내 머리를 바닥에 찧는 -_-;;
덤앤더머같은 사태가 벌어지자 지효가 자발적으로 나와 감기약을 꿀꺽꿀꺽 먹어줬는데...
수건질 하자고 할 때는 숨는 거 두어 번 시도 후에 '그래 그럼 하지 말자' 했더니
머쓱하고 풀죽은 표정과 말투로 '장난이었어요' 하면서 나와 얌전히 수건질했고
옷 똑바로 입는 것도 두어 번 시도하다가 그냥 그렇게 입고 옛날옛날에 하자고 넘어갔더니...
애가 우는 거야. 흐윽...
맹세코 난 애 울릴 짓을 하지 않았다고.
내가 화를 내길 했나 애를 때리길 했나...
근데 우는 거야...
내가 안고 도닥이면서 지효 왜 울어? 고모가 들어줄게 말해 봐.
그랬더니 '장난이었어요'만 연발해.
장난이었는데 고모가 안 받아줘서 섭섭했어? 그랬더니 네, 하고 좀더 훌쩍이다가 그치더라구.
이구. 동생 보느라 네가 스트레스가 많지? 그랬더니 그건 아니래.
근데 엄아아빠가 보고싶대.
쯔. 마음이 짠하지마난 어째.
나도 네 엄마아빠가 보고싶다,
네 엄마아빠 있으면 책임은 네 엄마아빠가 다 지고 난 네 옆에서 착한 고모만 하면 되는데. -_-;;
근데 다음날 아침에 오빠가 잠깐 집에 들렀을 때 하는 거 보니까
내가 밤에 지효 울린 거 맞더라구.
요즘 장난치고 "장난꾸러기!" 하면서 같이 웃는 게 이 녀석의 schema더라구.
근데 내가 그걸 깬 거지. 그것도 세 번이나 연달아서. 쯥.
암튼.. 애 울리고, 이불에 고이 오줌 누이고, 고모로서 최고의 밤이었음. ㅋ
그 스키마를 맞춰주는 것도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되지요.
결론은 스테미너...-_-;;;;
이다음에 개원하시면 아이 엄마들을 위한 스테미너 증강 보약을 개발해 주세요..쿨럭...
민서 정말 귀엽네요~! 왜 엄마가 화를 내길 바란 거니, 민서야 >_<
요 영특한 꼬마 같으니!!
제가 얼라 영악한 건 참지 못하는데
제가 아트걸님 상황이였으면
바로 못참고 버럭했을꺼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엄마가 행복하느냐 안행복하느냐에 많이 달린 거 같아요.
행복한 엄마되기. 오늘도 배워갑니다.